<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촬영으로 얽히는 164분짜리 드라마


영화 가능한 사랑 정보의 범위를 적은 대표 이미지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장편입니다. 9월 23일 극장에서 먼저 개봉했고, 11월 6일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공개됩니다. 러닝타임과 넷플릭스 공개일, 쿠키영상 여부를 먼저 정리하고, 164분이라는 길이가 편집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다룹니다.

 

기본정보

작품명 가능한 사랑
장르 드라마
감독 이창동
각본 이창동, 오정미
출연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등
제작 / 플랫폼 넷플릭스
주요스탭 촬영: 김지용 / 편집: 김다원 / 음악: 정재일
공개 2026년 9월 23일 극장 개봉 / 11월 6일 넷플릭스 공개
러닝타임 164분
쿠키영상 없음

 

로그라인

카메라를 든 부부와 카메라 앞에 선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 서로의 삶에서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을 발견합니다.

해고 노동자 호석과 그의 아내 미옥을 설경구와 전도연이,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와 그의 남편 상우를 조여정과 조인성이 연기합니다. 이창동 감독과 설경구는 <박하사탕>과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에, 전도연과는 <밀양> 이후 18년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예고편

 

전체 기간을 나타내는 긴 회색 가로 막대 아래에 극장 상영 기간을 나타내는 짧은 주황색 막대가 왼쪽 중간 지점에 놓이고, 긴 막대 위에는 네 개의 가는 세로 눈금이 그어진 타임라인 도식

베니스에서 넷플릭스까지 가는 길

출발점은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데칼로그>입니다. 열 편을 각각 장편으로 다시 만드는 기획의 한 편으로 시작됐는데, 넷플릭스가 합류하면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가 <데칼로그>의 어느 에피소드도 옮기지 않은 다른 이야기이고, 계명 하나와 닿아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완성된 영화는 9월 6일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처음 공개돼, 심사위원대상에 해당하는 은사자상과 국제비평가연맹(FIPRESCI)상을 함께 받았습니다. 앞의 상은 심사위원단이, 뒤의 상은 각국 평론가들이 뽑는 상이라 두 판단이 같은 작품에서 만난 셈입니다. 이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이 TIFF 에버트 감독상을 받았고, 제99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한국 출품작으로도 선정됐습니다.

물론 영화제 수상이 관람 만족도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경쟁 부문의 상은 완성도와 야심을 함께 보고 주는 것이라, 164분을 앉아 있는 경험이 즐거운지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크레딧
에 쿠키영상은 없어도 읽을 것은 남아 있습니다. 한국의 파인하우스필름과 미국의 어나니머스 콘텐트, 나우필름이 함께 만든 한미 공동 제작이라 한국어와 영어 직책명이 섞여 올라갑니다. 어떤 직책들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위아래 두 칸으로 나뉜 도식으로, 위 칸에서는 주황색 사각 테두리가 두 개의 원을 감싸고 있고 아래 칸에서는 같은 테두리가 두 원 바깥에 떨어져 놓여 있는 비교 도형

 

164분을 채운 장면의 길이

앞서 다룬 <인턴>보다 32분이 긴 러닝타임입니다. 이런 길이의 드라마는 대개 장면 수를 늘려서가 아니라 한 장면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길어집니다. 이 영화의 편집은 김다원 편집감독이 맡았습니다. 참고로 김다원 편집감독은 이 작품의 현장편집기사이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감독의 요구를 누구보다 잘 이해했을 것이며, 감독 및 제작사 입장에서 이 작품을 이해하고 만들어나가기에 적합한 편집기사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가능한 사랑>은 씬 개수가 많았다기보다는, 각 컷들의 호흡이 긴 편입니다. 이창동 감독의 이전 작품을 본 관객이라면 예상 가능하듯이 감독은 느린 전개로 캐릭터에 몰입을 유도하는 연출 스타일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두 부부의 첫 만남부터 친밀감을 쌓는 시간을 관람하며 그들의 무의식을 탐험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 속 영화인 다큐멘터리 시점도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됩니다. 카메라에 담기는 다큐멘터리 장면은 영화 내용이 전개되는 것과 별개의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캐릭터들이 겪은 사건이 아닌, 이 사건이 각자에게 어떻게 기억되는가에 대한 내용인 것이지요. 스포일러 때문에 상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세차장의 무지개와 화단의 무지개를 비교하면 위 내용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164분 중 덜어낼 수 있는 구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에 몰입해서 보고 싶다면 극장, 두 부부의 대사를 곱씹으며 나눠 보고 싶다면 넷플릭스 쪽이 맞습니다. 극장 상영이 남아있다면, 가장 좋은 관람 방법은 극장에서 보고 넷플릭스 공개 후 곱씹고 싶은 장면을 다시 보는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가능한 사랑>은 두 부부가 카메라 앞뒤에서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는 164분짜리 드라마입니다. 쿠키영상은 없고, 11월 6일부터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긴 러닝타임은 어떤 관객에겐 맞고 어떤 관객에게는 버거울 것입니다. 숨겨둔 의미가 많아서 다시 볼 때마다 다르게 읽힐 것 같다는 감상이 자주 보이고, 이창동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좋았다는 평도 적지 않습니다.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던 감독인데 이번에는 그 갈림이 거의 없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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